"한국IBM 쇼핑몰인 ibm.com은 고객이 IBM을 보다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데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그 노력의 일환으로 이번 네이버 쇼핑몰 입점이 추진되었다."
한국IBM 원성식 상무의 말이다. 그는 또 "이를 통해 IT 제품 판매 루트의 다변화와 대중화에 한국IBM과 네이버가 함께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버를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것이 무슨 뉴스거리냐고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다. 델컴퓨터가 이미 전화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관련 사업을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IBM이 이제야 쇼핑몰을 개편하고 NHN이라는 거대한 마켓플레이스에 입점까지 했다.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가 안되는 물품을 찾아보기 힘든 시대에 한국IBM의 행보는 어쩌면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읽힐 수 있다.
뒤늦은 변화지만 이런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시장의 변화와 한국IBM이 처한 현실 때문이다. 로우엔드 서버 시장은 그 경쟁이 치열한데 비해 순익을 올리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다. 고객들은 로우엔드 서버를 구매, 운영하면서 향후 하이엔드 서버까지 기존 로우엔드 벤더로부터 구매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델이 IBM이나 HP, 썬이라는 서버 업체의 쟁쟁한 선발 업체들의 틈바구니에서 틈새를 찾아내고 현재와 같은 위치에 오르기까지 이런 전략은 유효했다. 잠재 고객을 애써 외면했다간 지금의 텃밭을 언제 빼앗겨 버릴지 모르는 상황이 IBM으로 하여금 쇼핑몰 강화라는 카드를 꺼내게 만들었다.
한국IBM 입장에서 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하기란 쉽지 않다. 수익성 확보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동일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만난 채널에 따라 가격이 들쭉날쭉하다. 바가지를 쓴 고객이라면 채널이 미운털이 막히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그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까지 도매금으로 넘어가게 마련이다.
윤민경 한국IBM ibm.com 담당 차장은 “로우엔드 서버 제품 가격을 공개해 가격 질서를 확립할 필요가 있었다. 고객 만족을 위한 조치였다”고 전하고 “기존 IBM채널들과 쇼핑몰이라는 이원화된 체제로 로우엔드 서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IBM이 쇼핑몰을 강화하면서 조심스러웠던 것은 기존 채널들의 수익을 보전하면서도 관련 시장에서의 입지를 키우는 것이었다.
IBM은 단품 판매의 경우 쇼핑몰에서 직접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하고, 규모가 커지면 채널에게 관련 주문을 전달한다. 온라인 광고는 올 6월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7월부터 쇼핑몰을 강화해 오면서 구매한 고객들의 정보를 분석하다보니 대중적인 광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용산에 가서 발품을 팔면서 고생을 할 것인지 아니면 간편하게 온라인에서 정품을 구매할 것인지 단순하게 접근했다. 광고는 한국IBM 내부 구성원들이 놀랄 정도로 효과가 컸다. IBM을 모르는 신규 기업 고객이나 중소기업, 소호 또는 개인 사업자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서기 위한 전략이었다.
지금은 달마다 새로운 고객들이 주문을 하고 있다. 현재는 온라인 광고 2탄이 선보이고 있다. 이제는 사양 대비 저렴한 가격을 컨셉으로 하고 있다. 제품의 차별화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이런 전략이 탄력을 받으면서 한국IBM은 단순 로우엔드 서버 제품 위주의 판매에서 서버와 소프트웨어가 망라된 종합 쇼핑몰로 키우는 것으로 발전하고 있다.
네이버의 쇼핑몰에 입점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국IBM에는 ibm.com 이라는 조직이 있다. 일명 스몰IBM이라고 불리는 이 조직은 전화 응대와 IBM의 웹 채널을 모두 총괄한다. 쇼핑몰도 바로 이 조직에서 관리한다.
IBM은 그동안 많은 고객사에 e-비즈니스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정보화를 단행해야 하며 혁신을 해야 한다고 소리 높여 외쳐왔다. 많은 이들이 이 의견에 공감하면서 변화의 일선에 서 있다. 윤민경 과장은 “새로운 형태의 경쟁자의 출현과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기업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그 당연함에 IBM이 힘을 쏟고 있고 그 변화는 이제 탄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에 입점한 IBM 쇼핑몰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미들웨어)에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IT 제품군을 판매하게 된다. 그동안 한국IBM은 기업 고객들 위주로 제품들을 판매해 왔는데 네이버 쇼핑 입점으로 개인 소비자들의 구매력까지 끌어 들일 수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기존에 없던 서버 카테고리를 새롭게 추가하여 IT 제품을 확장함과 동시에, 한국IBM의 온라인 기업 구매자들이 네이버 쇼핑몰로 유입될 것을 감안하여 볼 때, IBM 입점을 통해 B2C에서 B2B로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꾸준하게 판매되는 ‘스테디셀러’ 미들웨어 제품이 점차 늘어나면서 한국IBM은 이와 같은 복잡한 절차를 없애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즉시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판매를 개시했다.
한국IBM은 단품 구매에 대한 요구와 제품 인지도가 높은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분석 툴인 래쇼날 PurifyPlus를 시작으로 향후 로터스 노츠, 중견중소용 익스프레스 제품군 등으로 제품 종류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IBM의 기존 쇼핑몰 사이트(http://www.ibm.com/kr/shop)는 네이버 검색의 바로가기로 링크되어 있으며 자사 홈페이지내에서 IBM 쇼핑몰과의 연계가 용이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IBM 홈페이지에서의 온라인 구매와 네이버의 IBM 전문몰은 함께 운영될 방침이다.
한국IBM은 이번 네이버 입점 이전에도 올해 3월 말 자사의 소프트웨어도 자사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해 오는 등 꾸준히 온라인 쇼핑몰 강화에 나섰다. 그동안 IBM은 데이터베이스,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 그룹웨어, 개발 툴 등은 IBM의 영업사원들이 직접 고객을 방문하거나 담당자와의 상담을 통해 판매해 왔다.
서경화 한국IBM 소프트웨어그룹 마케팅 실장은 "미들웨어의 특성 상 직접 방문해 상담을 거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범용적이고, 쉽게 자주 접할 수 있는 제품의 경우 불필요한 절차를 줄임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데 착안했다"고 밝히고 "새로운 마케팅 채널의 확보로 고객은 다양한 구매 옵션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IBM은 그동안 공공, 금융, 통신, 제조, 국방 등 각 영역별로 조직을 변경하면서 대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려왔다. 이런 조직 개편은 자사 고객들에 대한 긴밀한 관리를 가능케 해줬지만 상대적으로 영업 비용이 급상승하는 문제도 노출하고 있다. 당분간 이런 구조가 변화하지는 않겠지만 판매 방식에 대한 유연한 시도들을 통해 새로운 실험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는 주목할만하다.